한번은 TV에서 수석가(壽石家)를 취재 방영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보았는데, 수석에 관한 한 일가견(?)이 있는지라 흥미롭게 지켜보았습니다. 그는 마당 전체를 수석으로 장식해 놓았는데 그 규모가 어마어마했습니다. 그분이 가장 아끼는 것이라며 보여주는 것은 성모마리아 상(像)이었는데 물론 자연석(自然石)이었습니다. 그는 이 성모마리아 상을 손에 넣기까지의 과정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우연히 길을 가다가 엿장수를 비켜 가게 되었는데, 엿판 위에 놓여 있는 돌이 눈에 들어왔다는 것입니다. 엿을 싸주기 위해 오려 놓은 종이가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눌러 놓은 15㎝ 크기의 돌이었습니다. 그 엿장수가 이 돌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음을 확인하고 “이 돌을 내가 가져도 되느냐?”고 물었더니 마음대로 하라기에 그냥 가져오기가 민망해서 1만 원을 주고 가져 왔다는 것입니다. 이 돌을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짜리냐고 리포터가 물었을 때, 이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이라 했습니다. 그래도 값을 매긴다면 얼마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 물었을 때 그의 대답은 “이 세상에 있는 수석 전부를 다 준다 해도 바꾸지 않을 것”이라 했습니다. 화면상으로 보아도 그럴 만했습니다. 사람의 손으로든 기계로든 누가 그렇게 조각할 수 있겠습니까? 재미있는 것은, 그 엿장수는 이 돌을 그냥 굴러다니는 ‘돌멩이’로 보았지만, 그 수석가(家)는 이 돌을 ‘보물’로 보았다는 것입니다. 하피첩(霞帔帖)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 선생이 18년 동안 강진에서 유배 생활할 때, 아내가 보내 준 빛바랜 치마를 찢어 아들과 딸에게 보낸 편지와 그림인데, 190여 년간 행적이 묘연하던 이 하피첩이 KBS ‘TV 진품명품’을 통해 공개되었습니다. 하피첩이 빛을 보게 된 것은 어느 개인 사업가에 의해서였습니다. 공사장을 떠돌며 파지(破紙)를 수거하는 할머니의 파지함(破紙函)에 이 하피첩이 들어 있는 것을 보고, 혹시나 하고 많은 양의 파지를 주고 건네받아 전문가에게 가져갔다는 것입니다. 국보급 보물이 하마터면 불쏘시개로 없어질 뻔했으니 우리 모두에게 다행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신학생 시절, 차를 구경조차 할 수 없는 오지(奧地)에서 집단촌을 이루며 살아가는 나환자촌을 방문하여 4박 5일간 여름성경학교를 겸한 집회를 인도한 적이 있었습니다. 마지막 날 모든 집회를 마치고 아쉬운 작별을 고할 때, 나병으로 육신이 다 망가진 촌장(村長)께서 “버러지보다 못한 우리를 찾아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 다”라면서 수줍은 표정으로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울먹이면서 “우리는 ‘복음’을 소리 나는 대로 ‘보금’으로 읽습니다. 보금은 ‘보배로운 금덩어리’(寶金)라는 뜻인데, 보배로운 금덩어리는 아무나 가지는 게 아니잖습니까? 그런데 우리가 이 보배로운 금덩어리를 가지고 있으니 우리야말로 진짜 복된 사람이 아니겠습니까?” 다 문드러진 손으로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던 그 촌장의 모습을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그 촌장의 눈물이 나에게도 있으니 나 역시 복된 사람임에 틀림없을 것입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을 ‘보배로운 산돌(Living Stone)’이라 했습니다.(벧전2:4) 이 ‘돌’이 어떤 사람에겐 필요 없는 돌멩이에 불과하겠지만, 믿는 우리에게는 ‘이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배로운 금덩어리(寶金)’가 될 것입니다. 마치 ‘십자가의 도(道)’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지만 구원을 얻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과 같을 것입니다.(고전1:18) 우리는 이 보배로운 금덩어리(예수 그리스도)를 품을 수 있도록 마음을 비워두어야 합니다. 예수님의 마음을 품은 자들을 통해 ‘보금’(寶金)이 ‘복음’(福音)과 함께 우리가 사는 이 휴스턴지역에 퍼져 나가도록 오늘도 기도하고 내일도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아롱마당 이야기
복음(福音)과 보금(寶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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